20190527
어릴 적 나의 포털사이트 닉네임은 로망스틱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로맨틱을 말하고 싶었는데 제대로 알지 못해서 로망스와 -틱을 합해 내멋대로 단어를 지어냈던 것 같다. 그때 로망스라는 드라마가 유행했었다. 그렇게 정확한 철자도 모르고 뜻은 당연히 몰랐던 로맨틱이라는 단어가 왜 그렇게 멋있어 보였는지, 열 살의 나는 아마도 낭만주의자였던 듯 하다. 한때는 로맨스를 꿈꾸고 또 간절히 원했던 적도 있었으나 길지 않은 인생의 끝자락에 서게 되는 날, 로맨틱한 삶을 살았다고 확신할 수 없을 것 같다. 나와 로맨스의 거리는 아주 멀었다. 사실 내가 가까이 두고 무게를 조율해온 것은 로맨스가 아니라 증오였다. 사랑은 증오와 같은 뿌리에 나서 같은 양분을 먹고 자란, 동일한 생명체라고 배웠다. 딱히 누가 그렇게 단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