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로 오는 버스를 타야지.
창 밖으로 익숙한 동네를 지났다.
그리고 버스를 잘못 탔다는 것을 직감했다.
지금 당장 내리지 않으면 약속에 늦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지 않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어디에서 내릴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 바퀴 빙 돌아 다시 종점해서 내렸다.
두 눈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지만 그 다음이 무서워 쉽사리 감지도 못했다.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인 날과 별 일 아니라며 웃어넘긴 날이
그날의 다음날이, 그 다음날의 다음날이 켜켜이 쌓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