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 바나나와 요거트를 먹었다.
막내가 잔망스러운 동영상을 보내왔고, 경문이는 대뜸 전화해 한참을 놀렸다.
아픈 것도 잊고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그다지 깊지 않은 슬럼프에도 온 신경이 곤두섰다.
별 일 없이 흘러가던 일상이 별 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사랑해 마지않는 이들의 목소리가 나를 달랬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코 달라질 것 같지 않은 나의 고질적인 버릇들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하고 사랑에 목매는,
원하는 것은 어떤 방법을 쓰든 끝내 가지려고 하는 그 못된 마음이 약해지길 바란다.
나는 너의 물건이 아니잖아.
꾹꾹 눌러 담아온 끝에, 더 이상은 인내할 수 없어 겨우 내뱉은 진심이었음을 안다.
얼마나 슬픔에 사무쳐 울부짖었는지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러니 모든 힘을 잃어 결국 상처만 남게 되더라도
내가 더 분명하게 부서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