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30
사람이 이렇게 무력해질 수가 없다. 나 없으면 죽을 것 같다던 사람이, 나 때문에 못 살겠다며 제발 놔 달라고 울어도 평생 내 편이라던 친구가, 어떻게 자기한테 이럴 수 있냐고 되려 나를 원망하며 떠나도 보고 싶던 영화가 매진되고, 사고 싶은 물건이 품절되고 몇 푼 벌자고 그 빗속을 뚫고 미친 듯이 달렸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사람 미워하는 거 아니라고, 화가 나는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앞서라고 그렇게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던 가르침에 어긋나는 나를 발견했을 때도, 씁쓸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자기가 벌여놓은 일도 해결 못하고 사소한 목적도, 그럴 듯한 목표로 없이 그저 지기 싫어서, 그게 다였다. 나를 까맣게 잊고 행복해보이는 이에 대한 증오와, 무능력한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