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il cuore va./diario

20140830

지새다 2017. 2. 4. 00:18

사람이 이렇게 무력해질 수가 없다.

 

나 없으면 죽을 것 같다던 사람이, 나 때문에 못 살겠다며 제발 놔 달라고 울어도

평생 내 편이라던 친구가, 어떻게 자기한테 이럴 수 있냐고 되려 나를 원망하며 떠나도

보고 싶던 영화가 매진되고, 사고 싶은 물건이 품절되고

몇 푼 벌자고 그 빗속을 뚫고 미친 듯이 달렸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사람 미워하는 거 아니라고, 화가 나는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앞서라고

그렇게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던 가르침에 어긋나는 나를 발견했을 때도,

씁쓸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자기가 벌여놓은 일도 해결 못하고

사소한 목적도, 그럴 듯한 목표로 없이

그저 지기 싫어서, 그게 다였다.

 

나를 까맣게 잊고 행복해보이는 이에 대한 증오와, 무능력한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결국 나를 땅 끝으로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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