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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4

내가 2년 가까이 일본 팀원들과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표정, 말투, 뉘앙스, 시선 처리, 손 동작 등 비언어적인 부분을 캐치해야만 진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나와 함께 일했던 모든 일본인들은 거절처럼 들리지 않게 거절했다.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혹은 실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아주 예의바르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거절같지 않은 거절을 했다. 그래서 나는 거절당한 지도 모른 채 거절당한 게 부지기수였는데 다른 방안을 찾으라는 한국 팀원들의 설명으로 겨우 상황을 파악하곤 했다. 애매모호한 걸 극혐하는 나로서는 정말 고된 일이었다. 왜 조금 더 분명하고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 걸까. 정말 그것만큼 폐를 끼치고 실례를 범하는 일도 없는데. 스스로 눈치없는 게 아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