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a vita da vivere, come il cuore va./diario

20240422

지새다 2024. 4. 23. 12:34

오랜만에 남겨두는 기록.
 
지난 2주간 정말 바빴다.
코드 설계 마감을 앞두고 잠도 못 자고, 끼니도 대충 때우며
주인님 불호령이 두려운 노비마냥 일만 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큰 일을 앞두고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다.
성격이 급한 탓에 몇 가지 미리 미리 해 두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지금쯤 모든 걸 생략하고 대충 사진 한두 장 남기고 끝내고 싶었을 것 같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내 한 몸 건사하기가 벅차, 도저히 주변까지 신경쓰지 못하는 와중에
때때로 오는 연락들이 참 고마웠다.
준비는 잘 하고 있는지, 뭐 도와줄 건 없는지, 필요한 건 없는지 묻고
진심을 다해 축하하고 응원할 때마다, 쑥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어른들 말씀에, 사람은 큰 일을 치룰 때 진짜 자기 편을 알게 된다던데
나는 그렇게 세심하게 살지 못했기에 미안했다.
이들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힘든 일이 있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감상에 젖을 때쯤
다시 몰려드는 업무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다가
그래도 웬일인지 한 번에 수긍하는 VOC에 안도했고
야근할 때 먹으라고 매운새우깡을 잔뜩 사다 둔 팀장님의 배려가 귀여웠다.
퇴근 길 맑은 하늘과 선선한 공기가 나를 달랬고
다 쓴 린스통을 버리고 새 린스를 꺼내며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나는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고 자부해왔는데
이제는 그 사소한 것들이 결코 사소하지 않았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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