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il cuore va./diario

20230601

지새다 2023. 6. 2. 11:56

나는 꼬꼬마 시절부터 백합과 해바라기를 좋아했다.

보통 꽃은 여러 송이가 있어야 눈에 띄고 화려하기 마련인데

그 둘은 한 송이로도 가득 찼다.

혼자서도 빛나는 삶, 굳이 여럿이 아니어도 찬란할 수 있는 삶

내가 동경하는 삶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아빠는 퇴근길에 백합을 사 오셨다.

그리고 오늘은 내 오랜 친구가 해바라기를 건넸다.

 

어쩌면 나는, 혼자서도 빛을 발하는 꽃을 좋아한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잊지 않고 함께 추억해주는 이들을 좋아한 게 아닐까.

 

내가 사랑한 이들은

나의 부족함과 모자람을 감싸주고, 때로는 모른 척도 해주고

서운하고 슬픈 일에 대단한 명분이 있어야만 하는 나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는 위로와 위안이었다.

내가 행복을 찾아 떠날 때,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

나를 망설이게 만들고, 나를 몇 번이고 뒤돌아보게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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