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조깅을 다녀왔다.
조식을 먹고 27층 옥상에 올라갔다.
목요일 아침 퇴근 때마다 이 곳에 들르는 게 작은 습관이 됐다.
내 입사 동기는 스카이라운지에 있는 토마토.
걔는 아직도 손바닥만 하다.
열매가 열릴 기미는 보이지도 않는다.
아마 나랑 같이 이 곳에서 성장하다가, 좀 더디게 열매를 맺지 않을까.
이 곳을 떠나기 전에 열매를 꼭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 빨래를 하고 책을 읽었다.
오늘 읽고 있는 책은 거기, 당신? 이라는 단편집이다.
책을 읽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일어나 든 생각은
그럼에도 나는 행복하다, 라는 것.
반듯이 널려있는 빨래가 봄바람에 너풀거리는 게 행복하고
오랜만에 걸려온 동생의 전화에도 행복하고
그러니까 내가 행복하다는 것.
문어네 회사에 갔다.
인중모, 솜털, 홍조, 블랙헤드, 점, 흉터를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같이 멕시칸 음식을 배터지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도 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