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내리는 어느 새벽, 친구들을 배웅하고 돌아왔다.
다시 만남이라는 것을 기약할 수 없는 우리가
잘 가라는 말 대신 또 보자는 말로 인사하는 것처럼,
그 인사가 우리에게 남은 약속과 미래가 되기를 바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은 내 친구이자 가족이 되었다.
며칠에 걸쳐 겨우겨우 마무리하는 이 이별이
앞으로 닥칠 모든 아픔에 맞서는 힘이 되기를,
또 힘껏 일어나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많은 이들을 아쉬운 눈물로 보내고, 이제는 내가 갈 차례다.
이 날을 예상했었지만
너무 빠르게, 어쩔 줄 모르게 와 버려서
나는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이별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애들아 정말 고마웠어. 잘 지내,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