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윤종신과 비슷한 거라곤 1도 없는 월간 서예원
을 빙자한, 반복되는 하루 일상기
개빡센 7월도 끝났다.
이달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1784 입주다.
그팩이 리모델링에 들어가고, 직원들은 모두 1784로 옮겼다.
입주 환영 기념으로 프룻데이가 돌아왔다.
출근길마다 오렌지도 먹고 자두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물론 아빠는 컴퓨터 회사에서 과일 가게로 바뀌었냐며 놀렸다.
(아빠.. 컴퓨터 회사도 아니야...)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이불을 개고
제주도 이마트에서 구입한 19,800원짜리 벙거지 모자를 쓴다.
동방신기의 일본 노래를 들으며 씩씩하게 걷기 시작하면
정확히 1시간 후에 회사에 도착한다.
샤워실에 들러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
머리는 말리기 귀찮기 때문에 대충 물기만 닦고 사무실에 올라간다.
토도도독 시스템에 접속해 밤새 쌓인 이메일을 확인한다.
코드의 추가, 변경, 삭제는 메일 새벽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침마다 확인하는데
정말 나랑 하나도 상관없는 것 같고 귀찮다.
조식으로 유산균 음료와 바나나와 비요뜨를 먹는다.
다시 토도도독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면 슬슬 사람들이 출근하는데
아무도 나에게 와서 인사하지 않는다.
내 자리는 화장실이나 치카치카룸으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아무도 이 쪽으로 지나가지 않는다.
나는... 대표님 바로 앞자리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대충 마무리하고 쇼소소쇽 구내식당으로 내려간다.
일본 팀원들이 보낸 메신저를 확인해가며 꿈뻑꿈뻑 밥을 먹는다.
시차조차 없는 가깝고도 먼 나라, 왜 자꾸 점심 시간에 메신저를 보낼까.
치카치카 이를 닦고 자리에 돌아오면 괜히 소독티슈로 책상을 한 번 닦는다.
오후에는 회의가 몰려 있으니 틈틈이 리서치 업무를 해야 한다.
회의 지옥에 들어가기 전에는 커피 한 잔으로 카페인을 때려 넣는다.
업무가 모두 끝나면 다시 동방신기의 일본 노래를 들으며 집으로 걸어온다.
아침에는 그래, 오늘도 힘내보자! 간바레! 기운을 쥐어짜지만
저녁에는 와스레나이데... 그저 지치고 지쳐 깊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같은 길인데 이렇게 마음이 다르다니.
역시 마음은 몸이 지배하는 것이 틀림없다.
이상, 특별하지 않은 나의 일상기다.
단비와 같은 주말 중 하루는 온전히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찐감자와 라면땅을 먹으며, 아빠가 보내준 포도주를 콸콸콸 따르는데
새삼 나의 소박한 취향이 귀엽다 못해 짠해질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