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il cuore va./diario

20210331

지새다 2021. 3. 31. 14:46

동생이 갑작스럽게 이사를 하게 되면서

그동안 무전취식했던 기생충은 군말없이 청소를 하고 이삿짐을 날랐다.

 

제주맥주 한 캔 마시고 거실에 뻗었는데

10년 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띡- 카톡이 왔다.

 

글쎄 내가 부서 좀 옮기겠다고 반 년동안 고생한 썰이며

전셋집 주인의 등쌀에 못이겨 내집마련을 앞두고 있는 이야기,

대표님 면담때문에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구구절절 늘어놓고

 

그러고보니 나만 나이먹는 게 아니구나,

열아홉 고딩이 소시민이 되는 동안

물총놀이를 좋아하던 네 살 꼬맹이는 중학생이 되었고 

선생님은 책임질 게 많아진 으른이 되었고

 

그러니까 인생이 도대체 뭐냐는 고딩과

마흔이 되어도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선생님 사이에

이야기보따리가 한 자락 쌓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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