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이 딱 절반 정도 남았다.
나는 한결같은 사람이다.
하루 5곳, 6곳은 봐야 뭔가 여행이지 싶다.
뭐든 금방 좋아하고, 또 금방 싫어한다.
하루에 수십 번도 마음이 바뀐다.
이랬다 저랬다, 변덕이 습관이다.
화났다고 말도 못하면서 잘해주면 또 곧바로 좋아한다.
몰랐으면 좋겠지만, 또 몰라주면 서운하다.
옆에서 성가시게 하는 거 되게 싫어하는데
정작 옆에 아무도 없으면 갑자기 우울해진다.
항상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면서도
또 늘 받는 것에만 익숙하다.
어서 어른이 되고 싶다가도
하루아침에, 넌 이제 어른이야, 그 말이 두렵다.
걔 좀 괜찮지 않냐, 엄청 어른스러워
그 말을 듣고 싶지만
그 한 마디를 위해서만 살아갈 내가 무섭다.
일관적이면서도 모순적인 나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