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불면증에 이틀 밤을 꼬박 새고 누워 있는데
벽에 걸린 저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니
저 옷이 나한테 참 잘 어울렸지,
몇 살까지 입었더라?
아마도 언니가 물려주고 내가 입고, 다시 동생한테 물려줬을텐데.
팔이 짧아 소매를 두 번이나 접었네.
저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사진사 아저씨는 몇 번의 셔터를 눌렀을까.
우리를 얼마나 어르고 달랬을까.
동생의 백일 사진이라면서 왜 내 집에 걸려 있는거지?
여덟 정도의 집을 거치느라 분홍색 테두리가 저렇게 닳았나.
떠도는 삶은 아니었으나 그다지 정착된 삶도 아니었나보다.
불쌍하네 좀. 맞아 사실 나는 그만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