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으로 마음을 주는데 급급했던 나는,
그러니까, 상대가 원하는 모양도 크기도 아닌 마음을 주는 것에
그저 뿌듯해하며 강요하기 바빴던 것이다.
한 번만 눈을 마주쳤어도 알아챘을,
그 사소하고 자그마한 것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나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기 싫다는 이유로
애초에 마음 주기를 꺼리고, 도망치려는 것은 아닐까.
꾹꾹 눌러담은 글자 사이로, 알 것도 같은 마음이 나부끼는데
손을 뻗어 잡으려 애쓰는 내 자신이 낯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