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Tempesta 91

20210216

어제 읍내에서 사온 꽈배기를 집어먹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같은 스마일꽈배기 체인점인데 서울에서 먹던 것보다 훨씬 맛있다. 오빠가 대흥역 스마일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했는데 내가 더 맛있는 걸 발견했으니 놀려줘야겠다. 그렇게 공부를 슬쩍 하는 척 하다가 잠이 들었다. 기간제법 핵노잼에 시골 방구석은 온기가 오래 가기 때문이다. 전화가 요란하게 울리며 잠에서 깼는데 불행히도 언덕에서 차가 멈췄다는 엄마의 전화였다. 아빠는 이럴 줄 알았다고 궁시렁대며 엄마를 데리러 갔다. 이곳은 오늘 오후부터 대설주의보였다. 엄마를 구하러 갈 차도 없고 설령 차가 있더라도 그걸 합법적으로 끌고갈 면허가 없는 나는 조용히 눈을 쓸었다. 벌써 눈이 내 종아리까지 쌓였고 이 마을의 유일한 젊은이로서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