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골목을 아스팔트로 덮은 건 10년도 더 된 일이다.
아스팔트 틈새로 씨앗이 날아들어 꽃이 피었는데
그 와중에 번식을 이어가 나름대로 꽃들이 무성하게 되었다.
왜 하필 저 비좁고 딱딱한 곳에 자리잡았는지.
엄마는 날이 따뜻해지기만을 기다렸다가
그 꽃들을 마당 화단에 옮겨 심었다고 한다.
보름 넘게 시들시들하고 힘들어하더니
이제야 제 모습을 찾고 쌩쌩해졌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엄마가 아침마다 아스팔트 꽃더미를 서성거렸다는 걸 안다.
출근길이 늦었다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속삭이는지
저 꽃더미가 정말로 알아들을 수나 있는 건지.
오늘에서야 그 궁금증이 풀린 것 같다.
"고마워 잘 견뎌줘서. 넓은 곳에서 마음껏 크라고 그랬던 거야. 이제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