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il cuore va./diario

20210528

지새다 2021. 5. 28. 09:13

우리집 골목을 아스팔트로 덮은 건 10년도 더 된 일이다.

 

아스팔트 틈새로 씨앗이 날아들어 꽃이 피었는데

그 와중에 번식을 이어가 나름대로 꽃들이 무성하게 되었다.

왜 하필 저 비좁고 딱딱한 곳에 자리잡았는지.

 

엄마는 날이 따뜻해지기만을 기다렸다가

그 꽃들을 마당 화단에 옮겨 심었다고 한다.

보름 넘게 시들시들하고 힘들어하더니

이제야 제 모습을 찾고 쌩쌩해졌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엄마가 아침마다 아스팔트 꽃더미를 서성거렸다는 걸 안다.

출근길이 늦었다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속삭이는지

저 꽃더미가 정말로 알아들을 수나 있는 건지.

오늘에서야 그 궁금증이 풀린 것 같다.

 

"고마워 잘 견뎌줘서. 넓은 곳에서 마음껏 크라고 그랬던 거야. 이제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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