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며칠 앞두고, 스승이 나를 불렀다.
가만히 눈을 감더니 딱 두 가지를 기억하라며 몇 번을 당부했다.
잘못하지 않은 일에 사과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말 것,
나쁜 사람들만큼이나 좋은 사람들이 있음에 안도하고 너무 깊은 슬픔에 빠지지 말 것.
그럭저럭 약속을 지키며 살다가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 둘을 모두 어기기도 했다.
때로는 어쩔 수 없음에 한탄하며
때로는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믿었던 사람이 나를 저버렸을 때
사방이 가로막힌 슬픔의 구렁에 빠졌고, 그 곳에서 잘못했다고 말했다.
내가 잘못했으니 한 번만 봐달라고,
너무 무서우니 여기 혼자 두지 말아달라고 빌었다.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