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il cuore va./diario

20190520

지새다 2019. 5. 20. 05:19

그냥 넘어가자, 이번 한 번만 제발 그냥 넘어가자.

턱 밑까지 차올라 요동치는 진심을 내뱉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솔직해짐으로써 우리 관계가 어떻게 끝날지 뻔히 보였기 때문에.

그럼 내가 정말로 혼자가 되기 때문에.

 

두 팔을 붙잡고 정신없이 흔들다가 머리를 몇 대 쥐어박고

평상시보다 높은 옥타브와 빠른 템포로 너를 몰아붙이고 싶었다.

동굴을 부수고 늪을 헤엄쳐 나를 꺼내오는 너는,

어째서 이따금씩 차가운 대지로 나를 내몰곤 하는지에 대하여.

 

아마도 나는 할 수 없을 거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자.

적어도 지금은 혼자가 되고 싶지 않고,

사실 나는 너를 잃는 것을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기에.

 

너의 그 치졸하고 비겁한 방식이 지겨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아니 그건 네가 아니라 내 방식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Come il cuore va. > diario'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527  (0) 2019.05.27
20190521  (0) 2019.05.21
20190518  (0) 2019.05.18
20190514  (0) 2019.05.16
20190508  (0) 201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