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잉크가 말라버린 펜을 꺼내들었다.
내가 온전히 간직하고 기억하는 것들, 이라고 끄적인 후
언제나 소스 두 줄을 뿌려먹던 천 원짜리 닭꼬치를 그렸다.
마음 깊이 아끼던 그 애는 소스를 뿌리지 않았다고
덧니 사이로 배시시 흐르던 웃음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고,
빛바랜 종이 끝을 만지작거리다
그 가을밤은 별 거 아니었다고, 오른쪽 모퉁이에 적어두었다.
남자는 잉크가 말라버린 펜을 꺼내들었다.
내가 온전히 간직하고 기억하는 것들, 이라고 끄적인 후
언제나 소스 두 줄을 뿌려먹던 천 원짜리 닭꼬치를 그렸다.
마음 깊이 아끼던 그 애는 소스를 뿌리지 않았다고
덧니 사이로 배시시 흐르던 웃음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고,
빛바랜 종이 끝을 만지작거리다
그 가을밤은 별 거 아니었다고, 오른쪽 모퉁이에 적어두었다.